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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Junior Talent 개발 직무 최종 합격 후기 - 한참 늦은 취준 후기

SR에 입사한 지 7개월이 지난 지금에서야 첫 번째 취준 후기를 적는다. 당시 졸업 준비와 함께 채용 프로세스를 따라가느라 급급해 후기는커녕 코테 문제 복기조차 하지 않았다.

최근 취준 시즌이 다가오자 종종 주변에서 내 취준 후기를 묻길래, 면접 후기 기록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글을 쓰며 찾아보니, 아쉽게도 모든 회사의 합격 통보를 캡쳐해 두지 않아 카톡과 채용 사이트를 뒤져 남아있는 화면이라도 건졌다. (어이없게 불합격한 화면은 다 있다)

아무튼, 기억을 더듬으며 첫 번째 취준 후기를 적어보려 한다.

전체 채용 과정 및 지원 직군

서류 접수 > SKCT 인적성 검사 > 코딩 테스트 > 서류 전형 (2차) > 1차 면접 > 2차 면접

석사로 AI대학원을 다녔고, 개발 직군으로 지원했다.

서류, 인적성, 코테 후기

서류 절차가 다른 회사와 조금 다르다. 가장 먼저, 간단한 서류를 작성하고 제출한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일요일에 코딩 테스트를 봤다. (SKCT 후기 생략) 취준을 하며 처음으로 코테 공부를 했고, 백준의 삼성 기출 외에는 프로그래머스만 공부했다.

코딩 테스트에는 총 네 문제가 나왔고, 엣지 케이스를 잡았는지 확신은 없지만 어쨌든 네 문제를 다 풀었다. 어떤 문제가 나왔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그때 당시 내 지식은 코테 공부를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알게 되는 그래프 알고리즘, Union-Find, Dynamic Programming 등등 기본적이고 유명한 알고리즘, 딱 그 정도였으니 난생처음 보는 문제가 아니었음이 틀림없다.

아참, 나는 사실 Union-Find 문제도 SR 입사 후에 처음 풀었을 만큼 다양한 문제 유형을 풀어보지 못했다. 다만, 석사 때 그래프 연구를 해서 그래프 알고리즘을 포함해 edge, weight 등을 익숙하게 다루는데, 덕분에 꽤 많은 문제를 효율적인 그래프 알고리즘으로 풀 수 있었다. SKT 코테와는 별개로 코테를 위해 그래프 문제를 많이 풀어 보는 것을 추천!

아무튼 무사히 합격한 것을 보면 아주 어려운 엣지 케이스는 없었나 보다. 코테 공부할 때 항상 엣지 케이스 찾느라 애를 먹었는데, 코테에서 떨어진 적이 없는 걸 보면 사실 다른 회사도 엄격한 엣지 케이스는 없을 것 같다.
FYI) 세 문제 풀었다던 친구도 합격했다.

그 후, 거의 곧바로 서류를 제출했다. 이때 제출하는 서류가 일반적으로 얘기하는 자기소개서이다. 내가 느끼기엔 일반적인 자소서 문항과는 다르게 조금 특이했고, 학업 외에 대외 활동 등을 포함한 ‘경험’이 전무한 나는 영끌로 열심히 작성했다. 스펙을 쌓기 위해 다양한 경험을 해본 사람이라면 좀 더 쉽게 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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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서류 전형 합격! 합격 당시에는 훨씬 더 예쁘고 따뜻한 공지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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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면접

면접이 합숙이라길래 꿈인가 싶었다. 진짜로 합숙을 하게 될 줄이야. 합숙은 금-토 일정이었고, 자율 복장이라고 적혀있지만 무난히 가자는 생각으로 블라우스, 슬랙스, 자켓을 입고 갔다. 면접관님도 맨투맨을 입고 오기 때문에 정말 (단정한) 자율 복장으로 가도 될 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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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홈페이지에 나와 있듯, “직무 역량이나 지식은 물론이고 도전, 협의, 창의, 열정”을 확인하는 다양한 면접이 진행된다.

직무 역량과 지식

당연히 나도 SK텔레콤의 사업에 대해 알아봤지만, 나보다 훨씬 더 많이 알고 있는 면접자들이 많았다. 그래서 회사의 사업에 대한 지식이 요구되는 부분에서는 크게 힘을 쓰지 못했는데, 대신에 내 전공, 전문 지식에 대해서는 “이만큼 잘 알고 있어요”를 드러내려고 애썼다. SKT JT는 특이하게 모든 종류의 개발자가 ‘개발’이라는 하나의 직군으로 함께 지원해서 함께 평가받는다. 나는 ML 외에 다른 분야의 개발은 경험은 전혀 없었기 때문에 내 전공 지식을 최대한 많이 보여주려 노력했다.

도전, 협의, 창의, 열정

여기부터가 SK텔레콤이 합숙 면접을 하는 이유다.

눈에 띄고자 너무 나서는 바람에 팀의 분위기를 흐려서도, 너무 소극적인 바람에 눈에 안 띄어서도 안 됐다. 기회를 잘 잡고 적절한 타이밍에 넘겨주려 노력했다. 팀원들과 의견을 조율하려는 리더십을 발휘해야 했고, 본인의 리더십을 발휘하려는 다른 팀원의 이야기를 잘 들어야 했다.

열정에 대해서는 할 말이 있는데, 둘째 날, 어느 정도 면접이 익숙해졌을 때, 너무 몰입한 나머지 내 성격 그대로 “미쳤다!”를 외쳤다. 한 번으로는 모자라 두 번 외쳤다. 면접관님이 필히 들었을 만한 목청과 거리여서 뒤늦게 혼자 움찔했는데, 나처럼 너무 몰입했다가 실수하는 것은 지양하자.

2차 면접

내가 잘한 건가 못한 건가 알쏭달쏭하게 면접을 끝내고 얼마 후, 2차 면접을 위한 에세이를 제출하라는 공지를 받았다. 어떤 주제였는지 기억은 안 나지만, 어렵지 않았던 건 확실하다.

대기실 내 옆자리에 합숙 면접을 함께 했던 분이 앉아 반갑게 대화하며 긴장을 풀고 면접을 봤다. 아쉬움이 남는 대답을 한 다른 회사 면접은 아직도 기억하는데, SK텔레콤은 쩔쩔맨 것 없이 내 이야기를 들어준 면접으로 기억한다. 내 긴장을 풀어주려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 주셨고, ‘내 얘기’를 많이 풀었던 것 같다. 예를 들자면, “박사 왜 안갔어요?” 같은 느낌의 질문이랄까.

Super E 지원자, 긴장을 풀어주는 면접관님들, 나에 대한 질문. 오전이라 낮아진 내 텐션을 끌어올리기 충분했고, 마지막에는 내가 잔뜩 신나서 얘기하고 있음을 느꼈다. 어쨌거나 내 에너지 하나만큼은 어필했으리라!

최종 합격

그리고 최종 합격 통보를 받았다. 마찬가지로 합격 당시에는 훨씬 더 예쁘고 따뜻한 공지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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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낀 점

여러 기업의 면접을 봤지만, SK텔레콤의 면접은 굉장히 독특하고 좋게 기억된다. 사람을 잘 보기 위해 비용적 부담이 큰 합숙 면접과 지원자의 긴장을 최대한 풀고 얘기를 들어준 임원 면접. 그 과정에서 지원자가 불편함이 없도록 내내 신경 쓰고 챙기던 인사팀. 특히, 합숙 면접은 일정이 조금 빡빡하다는 것 외에는 불편함이나 부족함을 전혀 느끼지 못했는데, 그만큼 많이 신경 썼다는 것이 느껴졌다. 결국에는 입사 포기 후 지금의 회사에 입사했지만, 말로만 듣던 SK텔레콤의 긍정적인 평판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TMI) 최종 면접 대기실에서 다시 만난 조원은 최종 합격 후 입사했고 연락이 닿아 서로의 회사 생활을 공유하기도 했는데, 과연 복지로 유명한 기업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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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사 포기를 늦게 하는 바람에 입사라고 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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